우리 부부가 결혼한지 10여년이 되는 동안, 한번도 아내를 위한 제대로된 선물을 해준적이 없다.
아마도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블로그 이름이 '와이프잘모시기'이니, 내가 꽤나 와이프에게 잘하는 사람이겠거니 생각할지모르지만, 나는 평범한 가장, 직장인의 한 사람일뿐 특출나게 아내에게 잘하는 사람은 되지 못한다.
연애초기 그토록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임에도, 남편으로서 정말 못할 짓을 한적도 많다. 얼마전에는 결혼 10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의 눈물을 보았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그런 내가 이번에는 아내를 위해서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선물 한번 해야지 하면서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지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생각한 끝에 결정한 선물은 바로, '진부한' [편지쓰기]이다.
촌스럽고 참 모양없는 선물이지만, 40대 중년의 나이에...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것 만큼, 오글거리고 진땀나는 선물준비도 없는 듯 하다. 요즘 시대에 동떨어진 듯한 이런 [소원들어주기 상품권]이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와 그녀를 쏙빼닮은 딸아이는 이런 류의 선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녀들은 돈주고 사서 전하는 아빠의 선물에는 의외로 반응이 없다. 가끔 "이런걸 왜 사왔냐"고 혼나기도 한다 -___-;;
와이프와 딸아이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와이프에게는 별도로 깨끗한 A4용지에 편지도 썼는데 진땀나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편지를 다 쓰고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기뻐할 아내의 표정을 생각하면 마음도 흐뭇해진다. 요즘 시대에 이런 선물을 받고도 기뻐할 수 있는 아내를 얻은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물질적인 만족감을 더할 수 있는 선물까지 겸해서 줄수있다면 참 좋을텐데, 누군가 아내의 선물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쯤 연애세포를 되살려서 아내에게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보시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오글거림이 참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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