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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중년 | 성장판 다시 열기/아빠의 건강노트

40대중년의 나이, 내게도 갑작스런 의식불명이 찾아오다

by 예은이네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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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경험이다. 하필 왜 이럴때...

두렵기까지 하다.

고향의 형으로부터 아버지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고 수술을 하기에는 늦었다는 소식을 들은지 1주일이 지난 어제..(위독하신 상태지만, 최근 코로나사태때문에 뇌경색은 전국 모든 병원에서 일체의 면회가 되지 않는다고 형님이 오지말라고 한다)

마음을 다잡고 자격증 취득을 위해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던차, 나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쿵! 소리에 놀라 자다깨서 나온 와이프 말에 의하면 나는 화장실 옆 저 유리문을 들이받고 이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회사선배들이 교대근무를 오래하다보면 뇌경색이나 심장에 무리가 가서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말을 종종 들어보기는 했지만, 내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다니..

게다가, 나역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니.. 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우리가족은 특별한 질병이나 가족력이 없다. 또한, 나는 유년시절 유도라는 운동을 오래했고 학창시절 틈틈이 줄넘기와 복싱을 해서 기본적인 체력이 남들못지 않게 튼튼하다고 생각했다. 군대도 대체로 남들이 힘들다고 하는 군대를 별다른 무리없이 다녀왔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 최소한 평범한 체력과 평범한 건강을 유지하는 40대 직장인이라고 생각해왔다. 

 

무릎에 난 상처를 보니 정말 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평소와 다른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마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때처럼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기분이랄까...혹시나해서 심장에 손을 가져다 대보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실제 심장박동이 빨리 뛰거나 그런 증상은 없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 책상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점점 말로 표현하기 좀 어려운 이상한 느낌(?)이 들고 공포에 가까운(그건 직감적으로, 죽음을 떠올릴만큼 이상한 경험이었다) 목조름을 당했을때와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다. 왠만하면 와이프에게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순간적으로 아! 이건 뭔가 이상하다! 도와달라고 말하자! 라고 생각하고 와이프가 있는 큰방으로 걸어가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는 와이프가 나를 깨우는 목소리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흐릿한 의식속에서 당시 내 머릿속에는 아직 해야할 일들도 많은데, 이대로 죽고싶지 않다!는 생각과 와이프와 울딸 예은이한테 뭐하나 제대로 해준것도 없이 죽어서는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도 하지만.. 어제 당시에는 오직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최근,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운동을 병행했는데 이 둘을 조금 무리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쓰러진 이유는 아니다. 어쩌면 나는 술과 담배/스트레스에 찌든 20대와 30대의 직장생활을 보냈기때문에 이미 늦은 상태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지 모른다... 그나마, 최근에라도 운동을 시작했기때문에 의식을 빨리 찾은 것인지도...

 

죽음의 문턱을 경험해보고나니 자연과 사물, 생명과 존재가 달라보인다.

 

누군가 이 글을 보게된다면, 건강은 정말이지 건강할때 지켜야한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때로는  삶과 생명을 진중하게 들여다보자. 나역시도 아직 어린 40대의 나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가장 슬픈 순간은, 내가 믿은 진실이 거짓이라고 밝혀졌을때이며,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내가 죽었을때 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많이 두었을때라고 한다. 자격증/돈/걱정/미래설계/노후 등등...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즐기고 싶은 일들이 많더라도, 당장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버지에 이어서 나까지 갑자기 쓰러지는 이번 경험을 통해서, 생명이 주어져 있을 때 보다 사랑하고, 매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면회가 안되더라도 당장,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뵈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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