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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공부방/소방시설관리사 2차 수험일기

소방공부에 괜히 발을 담궜나

by 예은이네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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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 취득해보겠다고 마음먹은지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중간에 2년은 위험물기능장 취득하고 회사생활에 충실하고자 했으니, 실제 소방시설관리사 공부에 들어간 날짜는 1년 6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겨우 이 정도 공부하고 합격하지 못하는건 당연하다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던져보고 다시 제대로 열심히 하면 될거라 생각도 해보지만, 무거운 마음은 지울 수 없다.

무거운 마음의 이유는 가족때문이다.

삶이 100이라면 벌써 4를 나만을 위해 쓴것인데 어떤 이유로도 결과물을 얻지 못한다면 나는 인생의 황금기를 낭비한 꼴이 되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아름답고 중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과정따위 중요치 않다. 결과를 얻지못하는데 도전하는 과정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건 취미삼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해당할지 모르지만 매몰되는 시간은 내 삶의 시간 뿐 아니라, 나를 믿고 따라주는 와이프와 딸아이의 삶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세상의 더 많은 부분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공부하다 출출하면 먹으라고 와이프가 챙겨주는 간식들
와이프는 손이 크다(15년전 고시원에 살때 귤 한개면 1년치 비타민 섭취였는데.. 결혼하고나니 강제로라도 막 먹게된다)
모짜렐라 무슨 치즈를 넣은 요상한 음식도 많이 만들어준다
치즈 쭉-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노라면 큰 딸, 작은 딸 같다
바지끄댕이
아빠에 대한 잔소리가 부쩍 늘어난 작은 딸.. 어른이 아기를 못따라오냐며 아빠를 혼낸다는.. -___-

이 공부의 끝이 어떤 결말로 끝날지 모르지만, 또다시 긴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이 공부의 목적만큼은 잊지 않아야겠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과 행복을 쫓는 기본 자격증, 그를 활용한 지식과 기술이 우리 딸아이와 같은 다음 세대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멋진 날을 꿈꾸며.

다시 정진하자.

떨어지는건 낙엽만은 아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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