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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LOVE | 아내 예찬

제2의 인생을 위한 소방시설관리사 시험 준비.. 현명한 길을 선택한 것이 맞을까?

by 예은이네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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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새, 직장생활 틈틈히 밤샘 공부를 하며 조금 무리했더니 영혼이 빠져나간 기분이다. 5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눈도 다리도 많이 풀렸다.

 

내가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유로 조금 더 나은 연봉을 받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리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서인데 정작,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부터는 사랑하는 아내, 토끼같은 딸래미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없이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난 약 5개월 가량의 짧은 시간동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 공부를 했고, 눈이 풀린 지금도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하다.

2차 시험까지 계획했던 공부량을 앞당겨서인지 이제는 시험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붙어가고 있는데, 생각보다 시험준비를 일찍 마쳐가고 있어서인지 요즘에는 잡생각이 많이 든다. 이 잡생각은 내 마음속에서 고민을 먹고 성장한 거대한 한마리의 고릴라가 되어버렸다.

수험생이라면 겪는 일종의 권태기일까... 처음엔 이 소방시설관리사라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합격하더라도 과연, 이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을까라는 센티멘탈한 생각마저 들게 되었다. 세상에는 돈을 버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나역시 연봉/돈때문에 이 시험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만약 소방시설관리사라는 직업 얻게 된다면 나 스스로의 만족은 할 수 있을지, 우리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는지 등등.. 시험 합격 후에 해야할 고민을 하고 있다. 불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많은 지금 이 시점에 말이다 -___-

 

고민에 대한 답은 항상 같다. 내 마음속의 고릴라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40대 중반 나이에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뭐야? 너가 정말로 원하는 제2의 직업으로써 하고 싶은 일이란게 구체적으로 뭐야? 귀농해서 농사를 지으면 마음이 편하고 부유하고 행복하겠니? 세계 각지를 여행다니거나,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 캠핑을 하면서 지내길 바라는거야? 그렇지 않다면 건물주??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왜 못해? 잡생각은 많고 용기는 없는 녀석 같으니!...................내 마음 속 거대한 고릴라가 물으면, 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쭈글이가 되어, 또다시 책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그런 고릴라도 꼼짝 못하고 쭈글이가 되는 대상이 있다. 내가 고릴라의 속삭임에 흔들릴때마다 내가 선택한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무언의 응원을 해주는 대상.. 그렇다. 그것은 언제나 사랑하는 나의 가족, 현명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데다가 착하고 예쁘기까지 한 나의 아내와 바로 그녀를 닮은 딸아이다. 와이프는 내가 얼마나 이 시험에 사활을 걸고 공부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러 나의 공부에 무관심한 척 하며, 오로지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해준다. 

집안일과 육아는 잊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하고 설령,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실망하지 말라는 무언의 응원을 해주는 것이다. 올해는 더이상 잡생각없이 어서 이 시험을 끝내고 내 마음 속 거대한 고릴라 녀석을 쫓아내버려야겠다. 이 시험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고 앞으로도 어떤 인생을 살든, 그것의 최종적인 목적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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