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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공부방/소방시설관리사 | 위험물

위험물기능장 취득 후(소방설비기사 자격증 없이)바로 소방시설관리사 공부를 하는 분들께

by 예은이네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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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소방시설관리사 수험생활 4년차에 접어들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어본 질문은

"자격증 뭐뭐 있으세요?" 와 "소방설비기사 없나요? 왜 안 따세요?" 라는 말이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이런 블로그나 허접한 유튜브를 운영하다보니 운영자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해서 던지는 질문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비아냥거림의 질문을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특히, 소방공부하면서 왜 소방설비기사 자격증이 없느냐? 시험 합격 못하는거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가장 많았다. 응시자체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소방시설관리사 합격전에는 기사시험에 응시할 의사(의욕)가 없지만 따지고보면 이유야 어쨌든 나는 합격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기계를 전공한 나는 기계분야의 자격증은 4개가 있고 소방쪽에서는 위험물기능장 정도만 취득하고 있다. 현재 직업과 관련한 운전면허(?)같은게 하나 있는 정도. 이 위험물기능장도 소방시설관리사 응시자격이 되기 위해서 취득했을 뿐이지 이 위험물기능장자격증에 대한 욕심이 컸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위험물기능장을 취득했다고해서 명색이 기능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아마도, 위기장 취득하신 분들이 기분나빠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위해서 거쳐가는 시험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 여기서 소방설비기사가 있는데

위험물과 소방설비기사.. 둘 모두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 역시 사실인데 나는 왜 소방설비기사는 취득하지 않는가. 사실 나는 소방시설관리사 공부를 하면서 지난 3년간 소방설비기사에 대한 공부는 이미 마쳤다. 단지 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뿐이다. 나의 계획에는 어차피 올해까지(정말 길어야 5년차인 내년까지) 소방시설관리사를 도전해보고 불합격한다면 미련없이 접을 생각이기때문에 굳이 소방설비기사에 대한 미련을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즉, 굳이 내가 소방설비기사를 취득하지 않는 이유는 소방설비기사를 취득한 상태에서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을때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할까봐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나는 간혹, 마라톤과 같은 운동에 매진하는 분을 봐왔는데 그 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뭔가 삶이 불안하고 성취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불안하니까 마라톤을 계속 하는 분들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필요없는 장롱면허라고 말하더라도 뭔가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무쓸모 자격증을 취미삼아 계속해서 취득하시는 분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자기계발을 하는 분들은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되지만 단순히 자격증이 많은 점에 대해서 부럽다고까지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다수의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보다 사실 법무사, 감정평가사, 기술사 급의 자격증 하나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더 부럽다고 생각한다.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은 인터넷정보를 찾아가며 나처럼 위험물기능장 정도만 취득하고 이 소방시설관리사 수험생활에 첫 발을 디딘 분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이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소방설비기계기사나 소방설비전기기사(또는, 일명 쌍기사)를 취득한 후에 소방시설관리사나 소방기술사에 도전하는 기본단계를 밟아가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원론적인 말을 하자면 기초부터 튼튼히 밟아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소방설비전기기사 취득하고, 그보다 조금 더 난이도 있다는 소방설비기계기사 취득하고, 경력쌓고, 위험물기능장 취득하고, 소방시설관리사 취득하고...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게 더 자신이 없었다. 그 중간에 한두번 시험에 불합격이라도 하게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시간은 훅-지나간다. 실제로 주변에서 이 기본절차를 밟아가는 단계에서 포기하는 분들도 많이 봤다. 대부분 쌍기사를 취득하거나 위험물기능장 취득할 무렵이면 한번쯤 기진맥진 하는 단계가 오고 여기서 포기를 많이 하게 된다. 위험물과 쌍기사 모두 취득하고 3%의 합격률의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는데까지 5년안에 모두 해내는 분들을 나는 합격수기에서조차 찾아보지를 못했다. 소방설비기사 쌍기사 필기 실기를 모두 한번에 합격을 하더라도 최소 1년가량이 걸린다. 위험물기능장 역시 불합격없이 모두 한번에 합격하더라도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한번 떨어지면 1년이다. (소방설비기사는 연3회, 위험물기능장은 연2회 응시가능) 즉, 직장을 다니면서 위 시험들에 그렇게 단기간에 불합격없이 합격을 하고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역시 필기 실기 한번에 통과하면 여기까지 대략 3년여가 걸린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나 스스로가 그렇게 끈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위험물기능장만을 취득하고 바로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도전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3년동안 준비하면서 결과적으로 소방시설관리사에 합격하지 못하였기때문에 나는 현재 아무 자격증도 없는 상태이지만, 전혀 불안하지는 않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소방설비기사의 필기, 실기 문제를 모두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다. 이것은 굳이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방시설관리사 수험을 1차만 제대로 준비를 마친 분들이더라도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내용이다. 지금 이 말을 왜 언급하느냐하면,

내가 소방설비기사를 취득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변명을 나열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나와 같은 루트를 가고 있는 분들께 어느정도 답을 드리고 싶어서다. 위험물기능장만을 취득하고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상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도전하게 되면 엄청 헤메게 된다. 당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를 하지 못하다보니 소방설비기사부터 공부하게 되는데 그 방법이 나쁜 것이 아니다.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가는 방법이므로 수험에는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바꿔 말하면, 직장생활과 병행해서 아주 오랫동안 공부를 할 자신이 없는 분들이거나 당장에 소방설비기사를 취득해야만 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분들께서는 (자격증 취득에 대해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위험물기능장을 취득한 후에 바로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에 응시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다는 말이기도 한다.

소방분야 자격증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실력이 워낙 편차가 심하기때문에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소방시설관리사 필기시험을 치른 후에 소방설비기사 필기를 보면 좀 유치해보일만큼 문제가 쉬워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소방설비기계기사 실기시험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 역시 소방시설관리사 1차 과목에서 한과목인 소방시설의 구조원리(또는 화재안전기준)를 제대로 공부한 후에 소방설비기계기사 실기 과년도 문제를 반복해서 보다보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특이한 문제들 몇몇을 제외하고 하루면 다 훑어볼 수 있을만큼 눈에 들어온다. 아무 준비없는 상태에서 벼락치기로 소방설비기사 필기를 합격하고 실기책을 펼치게 되면 암담하게 보이던 문제들도 소방시설관리사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저절로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 이런저런 괜한 오해가 있을까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공부방법은 인생의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면서 오랫동안 꾸준히 공부를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세한 이유는 말하기 어렵지만, 최근 한통의 메일을 주신 분의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해서 이 글을 남겨둔다.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부를 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공부에만 매진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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