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빠의 공부방/소방시설관리사 | 위험물

21회 소방시설관리사 필기시험 합격의 기쁨은 잠시 뿐..

by 예은이네 2021. 5. 13.
반응형

이 글을 쓰는 시간이 새벽4시.. 출근이 코앞인 이 시간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올해 2021년도 소방시설관리사 1차 필기시험이 있었는데 가채점 결과 다행히 합격점수를 얻어서 또다시 2차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기쁨은 잠시 뿐이다.

이 소방시설관리사라는 자격증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왠지모를 공허함을 느낀다.

 

시험 후 책상을 치우지 못하고 한동안 그냥 있었다.

 

불합격하신 분들이 들으신다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참 가소롭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시험에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떠나 지쳐버렸다. 아니, 이제 합/불 여부를 떠나 이제 정말 이것이 나의 꿈이나 진로가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동안, 허접한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다보니 몇몇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의 말씀이 있다. 그리고 그 말이

지금까지 뇌리에 박혀, 합격을 했어도 전혀 기쁘지가 않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분의 댓글에 이렇다할 답글을 달지 못하고 있다. 아니, 달수가 없다.

암진단을 받고도 꿈을 위해 여전히 화재안전기준을 암기하고 있다는 그 분.

그 분의 따끔한 충고 덕분에 정신차리고 공부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내가 이 길을 정말 원하고 있는 것인지, 시험이 끝나고 나니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시험이 쉬웠다고 많은 수험생들이 환호하지만 올해는 왠지 전혀 기쁘지가 않다

 

한 두문제 차이로 불합격을 하신 분들은

또 얼마나 좌절을 하고 있을까... 그 분들께도 이렇다할 위로나 조언을 하지 못했다. 시험이 끝나면 한번쯤 후기를 남겨야지 생각했지만, 작년에 나도 불합격을 하고 느꼈던 그 좌절감을 알기때문에(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처럼 멘탈 약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남은 2차 실기시험까지 큰 타격을 준다. 작년 1차 필기시험 당시 소방카페 후기를 읽어보면 사람들이 시험난이도에 그야말로 "학"을 뗐다. 몇년동안 공부한 분들도 문제를 이렇게 내냐고 시험출제위원을 욕하고 몇몇분들은 게시판에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에 반해 올해는 여기저기서 합격했다/시험이 역대급으로 아주 쉬웠다는 말이 들리는데... 그런 가운데 고득점을 하고도 제2과목에서 한두문제 차이로 떨어지신 분들 마음은 또 오죽할까) 그 분들을 생각하면 최대한 위로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싶었다. 하지만, 나도 사실 이제 이 소방시설관리사라는 분야의 진로가 혼란스럽다.

누군가는 암진단을 받은 상태에서도 간절히 합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오로지 나는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이라서 선택한 것이 아닌지...

어느 학자가 답변했다. 삶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때가 언제인가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 + 내가 원하는 일 +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이 세가지가 교집합이라고 생각되면 미친듯이 도전하라는...

지금쯤 다시 미친듯이 도전해야 할 시기인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수험기간 내내 슬럼프가 길어지고 반복되는 것은 소방시설관리사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일지라도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 아니거나,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은 아닐까? 어릴 적 내꿈이 소방시설관리사였나.. 돈때문에 선택한 길이 곧 나의 꿈이 되었나....시험후기를 남겨둔다는 것이.. 깊은 새벽으로 갈수록 괜한 일기를 쓰게 되버렸다... 한두시간이라도 자고 출근해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