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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LOVE | 아내 예찬

다 괜찮다. 내겐 천사 같은 아내가 있다

by 예은이네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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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비가 내려, 대지가 젖었다.
덕분에 내가 비소리 들으며 오랜만에 개운한 잠을 잔듯
주위도 고요하다.

붙어야 할 시험에 떨어지고, 유난히 풀리지 않는 일이 많았던 요 몇달새..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시험에 대한 중압감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결과에 집착하는 나와 달리 언제나 그렇듯, 아내는 별일 없는듯 콧노래를 부르거나 딸아이와 작은 일에도 신나있다.

그래. 다 괜찮다. 시험 좀 떨어지면 어쩌랴.. 천사같은 아내와 딸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다. 시험에 떨어졌으니, 남들이 합격의 축포를 쏠때 꾸질하게 있어야하고 지난 시간들을 허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잃은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딸아이는 아빠가 함께 놀아주지않고 맨날 책상 앞에만 앉아 있으니 어느순간부터인가 자연스레 아빠처럼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본다. 그래서 지금은 독서왕이 되었다.

초등학교3학년 울딸랑구.. 벌써 중학교 수학을 풀어대고 영어가 입에서 술술 나온다. 아빠노릇 못한다고, 매일처럼 책상에 앉아있어서 미안했는데 헐헐.. 의외로 긍정적 효과도 있었나보다.

다이어트 좀 하라고 이런 그림을 그려서 책상에 던져주고 간다. 세상 모든 딸은 아빠에겐 참 사랑스런 존재다.

살림의 여왕, 육아의 여왕. 내조의 여왕
그녀를 닮아 딸아이도 무럭무럭 자라주고 있다.

딸랑구는 아빠를 닮아 먹성이 좋다. 팔뚝만 보면 소도 때려잡을 것 같다..

결혼 11년차에 접어들면서 와이프는 갈수록 아름답고 눈에서 하트가 솟아난다. 자신은 먹지않으면서 딸과 남편 먹을거리는 항상 가득 챙겨주고 자녀와의 대화나 놀이시간을 풍족함하게 채워준다.

사람을 오래 사귀면 언젠가는 실망도 할 법하고, 그런 인간관계가 판을 치는 세상.. 나도 그런 것이 이제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와이프는 정말이지 날이 갈수록 존경스럽고 사랑스럽다.

흠.. 남편을 마치 투덜대고 신경질적인 어린아이처럼 때론, 포근하게 안아주고 힘들어할땐 과감하고 호탕하게 웃어주는..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단순히, 현모양처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고 그녀는 강호동과 유재석과 마더테레사와 호킹박사의 재능이 골고루 빙의된 것을 숨기고 있는게 틀림없다.

결혼도 포기하고 사는 시대에, 뭐하나 제대로 할줄도 모르는 나란 녀석이 이런 아내를 만나 남편대접 후하게 받고 살아가는게 어딘가 말이지.. -_____-

나와 딸아이를 챙기기 바쁜 아내에게 나는 지금껏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해준적이 별로 없다. 무심한 나.
나도 잘 준비해서 " 자~ 오다가 길바닥에서 주섯다~ " , " 시험, 대충 봤는데 합격해붓다~" , " 심심한데, 간단하게 며칠 유럽에 바람쐬고 오자" 해봐야겠다.

그럴려면 좀 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그녀를 위한 빵 한가득.
문 앞에서 딸랑구에게 납치(?)당해버린 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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