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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LOVE | 아내 예찬

아빠의 수험공부, 깊은 슬럼프.. 그녀들의 응원방법

by 예은이네 202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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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시설관리사 수험 재수생활.

그동안 직장 - 집 - 가끔 독서실 - 다시 직장 생활의 패턴이 이어지면서 횟수로는 어느덧 3년이 지나버렸다.

지난 시간 중에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한 시간은 10달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해 본 것은 아니기에 아까울 것이야 없지만서도, 올해 남은 소방시설관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져있다. 자신감이 없다기보다는... 왠지모를 무기력함에 빠져있다. 한참 탄력받아서 자신감으로 쭉쭉 밀고 나가야할 이 시점에 말이다.

국가전문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겪을 만할 슬럼프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이 무기력한 슬럼프의 기간이 좀 길어지고 있다. 어쩌면, 올해 1차 시험이 있기 한달전부터 슬럼프를 겪기 시작했으니 벌써 두달이 지났다. 올해 남은 마지막 2차 기회마저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지 못함은 물론이고 올해 1차에서 58점이라는 점수를 받아들이면서부터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비하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슬럼프에 빠진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우선, 공부를 하지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지간하면 남들이 하는만큼의 열과 성은 다 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공부가 곧 시험성적과 직결이 되지 않는데에 문제가 있다. 공부를 하고 이해를 하고 암기를 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막상 기출문제나 시험을 풀면 공부한 내용을 전혀 쏟아내지를 못하는 것이다. 즉, 기본적인 학습태도나 암기력에 대한 한계로 스스로 자책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이 공부에 대한 장래성과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설령,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법이 바뀌어서 자격증의 가치가 하락하면 어쩌냐, 소방시설관리사는 잘못하면 구속될 수도 있다는 등의... 인터넷카페의 의견을 보다보면 나역시 그만 의지가 꺽이는데, 이것은 단순히 높은 연봉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덤빈 이유가 크다. 자연스레 암기가 어려운 부분에서는 공부도 한풀 꺽이고, 주변에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다독여줄 사람도 없고, 남들역시 그러하듯이 혼자 이 공부에 대한 목적의식을 부여해 나가며 혼자서 달탐사 하듯이 미지의 세계를 둥둥 떠다니며 헤쳐나가는 부담감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이것은 또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기회비용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소방설비기사에서부터 위험물기능장을 취득하면서 그 해 바로 소방시설관리사까지 다이렉트로 취득한다면 몰라도... 2년, 3년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에는 "이 시간에 남들은 투잡을 하면서 돈을 버는데... 나는 헛된 시간만 소비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쁘게 돌아가는 이 사회는, 밥만 잘먹어도 유튜브로 돈벌고 배달대행으로도 월급만큼 버는 세상인데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사랑하는 나의 와이프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공부가 중요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중요하듯이, 아내의 행복도 중요한 것이다. 동네 아낙네들끼리 시시콜콜하게 어디 놀러다녀온 이야기를 할때 어디 놀러다녀온 이야깃거리 하나 없는 것만큼 아내를 비참하게 하는 일도 없지 않을까..  딸아이에게 있어서도 아빠와 함께 어디 놀러다녀왔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할만한 "꺼리"가 없게해서야 될까... 공부를 하는 기간내내 아빠로서의 책임감 내지는,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항상 든다.

어느덧, 딸아이는 아빠와 엄마보다 더한 공부벌레가 되었고, 혼자서도 곧잘 컴퓨터로 영어공부를 한다.
찰흙놀이, 달팽이 잡아서 키우기.. 아내와 딸아이는 둘이서 항상 바쁘다.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딸아이....집안곳곳이 그녀의 아지트요, 온통 그녀의 흔적들로 가득차 있다.
딸아이에게는 과학놀이, 책읽기 등등으로 슬럼프 따위 겪을 시간조차 없이 하루하루가 바쁘다.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는, 종종 일부러 딸아이의 흔적들을 치우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둔다. "우리는 알아서 잘 놀고 있으니,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공부에 최선을 다하라"는 무언의 메세지다. 단지, 그녀는 딸아이의 공부를 지켜봐주고 아무런 불만없이 집안일을 해주는 것으로써, 남편에게 최고의 응원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어쩌면 수험생활을 시작하였다면 누구나 다 겪는 슬럼프다. 슬기롭게 이겨내자. 사랑하는 마님의 응원과 딸아이의 응원.... 오늘도 그녀들의 말없는 응원과 톡톡 튀는 매력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현명하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 grace. 그녀를 닮은 작은 grace. 아빠가 힘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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