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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LOVE | 아내 예찬

40대 아내를 위한 선물

by 예은이네 202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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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결혼한지 10여년이 되는 동안, 한번도 아내를 위한 제대로된 선물을 해준적이 없다.

아마도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블로그 이름이 '와이프잘모시기'이니, 내가 꽤나 와이프에게 잘하는 사람이겠거니 생각할지모르지만, 나는 평범한 가장, 직장인의 한 사람일뿐 특출나게 아내에게 잘하는 사람은 되지 못한다.

연애초기 그토록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임에도, 남편으로서 정말 못할 짓을 한적도 많다. 얼마전에는 결혼 10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의 눈물을 보았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

그런 내가 이번에는 아내를 위해서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선물 한번 해야지 하면서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지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생각한 끝에 결정한 선물은 바로, '진부한' [편지쓰기]이다.

 

딸아이와 와이프에게 소원들어주기 상품권은 덤으로 준비했다.
나름 정성껏들여 꾸며보았다.
나는 안다. 이런 선물이 얼마나 촌스럽다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안다. 나의 와이프는 이런 선물을 가장 좋아하는 여자라는 것을.
딸래미와 와이프를 위해 준비한 아빠의 선물이 고작 이거다 -____-;;

 

촌스럽고 참 모양없는 선물이지만, 40대 중년의 나이에...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것 만큼, 오글거리고 진땀나는 선물준비도 없는 듯 하다. 요즘 시대에 동떨어진 듯한 이런 [소원들어주기 상품권]이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와 그녀를 쏙빼닮은 딸아이는 이런 류의 선물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녀들은 돈주고 사서 전하는 아빠의 선물에는 의외로 반응이 없다. 가끔 "이런걸 왜 사왔냐"고 혼나기도 한다 -___-;;

와이프와 딸아이에게 선물을 준비하고, 와이프에게는 별도로 깨끗한 A4용지에 편지도 썼는데 진땀나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편지를 다 쓰고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기뻐할 아내의 표정을 생각하면 마음도 흐뭇해진다. 요즘 시대에 이런 선물을 받고도 기뻐할 수 있는 아내를 얻은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물질적인 만족감을 더할 수 있는 선물까지 겸해서 줄수있다면 참 좋을텐데, 누군가 아내의 선물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쯤 연애세포를 되살려서 아내에게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보시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오글거림이 참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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